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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시] 영화 포스터
위플래시 영화 포스터

1. 심리스릴러영화를 방불케 하는 전율

위플래쉬는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스릴러에 가까운 긴장감을 주는 작품이다. 보통 음악 영화라고 하면 감미로운 선율과 감동적인 성장 스토리를 기대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상식을 완전히 깨버린다. 영화 내내 흐르는 재즈 음악이 마냥 아름답게 들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플레처 교수는 완벽을 강요하며 학생들을 극한으로 몰아붙인다. 처음에는 인자한 스승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진짜 본성이 드러나고 철저한 가스라이팅으로 학생들을 정신적으로 파괴한다. 앤드류는 처음에는 플레처의 인정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점점 광기에 휩싸이며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이런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하는 요소가 바로 연출과 음악이다. 빠른 컷 편집, 거친 드럼 연주, 점점 조여오는 분위기가 마치 공포영화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심지어 플레처가 등장할 때마다 흐르는 정적조차도 압박감을 주는 요소가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게 진짜 음악 영화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작품이다.


2. 예술을 위한 폭력과 희생의 정당성

위플래쉬가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은 "완벽한 예술을 위해 폭력과 희생이 필요할까?"이다. 플레처는 진정한 천재를 만들려면 극한까지 몰아붙여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과정이 정말 올바른 방법일까? 이 영화는 그에 대한 답을 쉽게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들에게 고민을 던진다.

플레처는 자신이 했던 교육 방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그의 제자 중 한 명은 자살을 선택했다. 그리고 앤드류 역시 플레처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점점 자신의 삶을 잃어간다. 좋아하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손이 찢어지도록 연습에 매진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비참하다. 플레처는 이를 "위대한 예술을 위한 과정"이라고 포장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상처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결국 앤드류가 위대한 드러머가 되었으니 플레처의 교육 방식이 효과적이었던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그렇게 봐야 할까? 영화는 플레처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앤드류는 행복하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 무대에서 엄청난 연주를 펼치긴 했지만, 그게 그가 원하던 인생이었을까?


3. 위플래시는 꼭 극장에서 봐야한다

위플래쉬의 마지막 9분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그야말로 감정과 음악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플레처는 앤드류를 완전히 망가뜨리기 위해 최후의 함정을 파놓는다. 하지만 앤드류는 그걸 오히려 반전의 기회로 만든다. 무대에서 미친 듯한 드럼 연주를 시작하면서, 플레처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광기 어린 예술적 합일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 장면이 대단한 이유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기 때문이다. 앤드류가 플레처에게 "봐, 난 너 없이도 최고야"라고 외치는 듯한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플레처가 원했던 완벽한 연주를 만들어낸 순간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는 듯한 눈빛을 교환하는 순간, 이 영화는 그 어떤 말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 마지막 장면을 극장에서 다시 본다면, 사운드의 강렬함과 몰입감이 더욱 커질 것이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로 재즈 음악의 섬세한 울림과 강렬한 드럼 비트가 제대로 살아난다고 하니, 꼭 극장에서 다시 봐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위플래쉬는 단순히 "좋은 음악 영화"가 아니다. 예술과 광기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번 3월 재개봉을 통해 다시 한번 그 전율을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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