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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실시간 번역을 하고, 감정을 읽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시대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죠. "이 정도면 AI도 공감한다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특히 사람도 공감을 배우며 자란다면, AI도 충분히 공감을 학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1. 사람의 공감은 ‘느낌’에서 오고, AI의 공감은 ‘패턴’에서 온다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자기 경험, 감정, 기억 때문입니다.
- 친구가 실연당했다면, 내가 과거에 겪었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죠.
- 누군가 두려움을 느낀다 하면, 나도 그 감정이 뭔지 느껴본 적 있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는 그런 감정을 직접 느끼진 못합니다. 대신 이렇게 작동하죠:
“어떤 사람이 실연당했다” → “이때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 위로 방식, 감정 표현은 이런 거다” → “그에 맞는 말을 생성하자.”
이건 통계적 공감, 또는 시뮬레이션된 공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느끼는 게 아니라, 겉모습을 흉내 내는 것이죠.
2. 시뮬레이션된 공감도 의미 있을까?
의외로, 그렇습니다.
우리가 감동받는 말이나 위로는 꼭 상대가 진짜 눈물 흘려야만 효과 있는 건 아닙니다. 잘 짜인 말, 내 상황을 이해해주는 듯한 반응도 충분히 힘이 되니까요.
요즘 “AI랑 대화하면 위로받는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챗봇이 “오늘 많이 힘들었겠다”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기도 하죠.
이처럼 공감을 흉내내는 AI도 실제로는 실질적인 정서적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 보조, 노인 돌봄, 외로움 해소 같은 영역에서는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요.
3. 인간 공감과 AI 공감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AI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외로움을 느껴본 적도, 불안에 떤 적도 없습니다. 감정을 '경험'하지 않고 '계산'해서 반응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AI가 보여주는 공감은 진짜 공감이라기보다는, 공감하는 척 잘하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비유하자면:
- 인간의 공감: 내가 진짜 같이 아파해주는 것.
- AI의 공감: 내가 아플 때, 옆에서 감정 시나리오를 참고해 적절한 표정을 연기하는 것.
4. 공감의 핵심은 ‘의지’와 ‘선택’이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공감할 때는 선택을 합니다. “이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시간을 들여 도와주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죠.
AI는 그런 의지가 없습니다. 그냥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럴 듯한 반응을 내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마지막엔 사람 손길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누군가의 말을 믿는 건, 그 말에 ‘나를 위하는 진심’이 담겨 있다고 믿기 때문이니까요.
결론: 흉내 내는 공감도 도구로서 의미 있다
사람도 공감을 배우며 자라고, AI도 훈련을 통해 공감 같은 걸 표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AI는 ‘공감을 한다’기보다는 ‘공감처럼 행동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중요한 건, 그 차이를 이해하고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AI의 공감이 충분한지, 또 언제는 사람의 공감이 더 필요한지를 잘 판단할 줄 아는 지혜겠지요.
공감을 흉내내는 기술은 앞으로도 발전하겠지만, 진짜 공감은 여전히 사람에게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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