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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플라톤의 동굴에서 깨어난 아이들 – 진격의 거인, 에반게리온, 메이드 인 어비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계는 진짜일까?”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이 단순하면서도 깊은 질문을 던져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 질문은 현대 애니메이션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해요.

『진격의 거인』, 『에반게리온』, 『메이드 인 어비스』… 모두 겉으론 판타지와 액션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엔 ‘진짜 세계’와 ‘믿음’, ‘인식의 전환’이라는 무거운 질문이 숨어 있어요.

진격의 거인 – 성벽이라는 감옥, 역사라는 그림자

『진격의 거인』은 말 그대로 동굴 속 이야기예요.

인류는 100년 동안 세 개의 성벽 안에서 살아가며, 그 바깥에는 괴물 ‘거인’이 있다고 믿어요.

이것은 플라톤의 동굴에 묶인 인간이 벽에 비친 그림자를 진짜라고 믿는 모습과 같아요.

그러나 엘런과 조사병단은 바깥 세계로 나아가고, 거인의 비밀과 인류의 역사를 직접 마주해요.

그들은 동굴 밖으로 나간 자들이에요.

진실은 늘 불편하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이에요.

엘런의 말처럼, “자유를 원한다면… 벽을 넘어야 한다.”

에반게리온 – 자기 내면이라는 또 다른 동굴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세계 자체보다는 개인의 인식과 심리의 깊이에 집중해요.

주인공 신지는 에바라는 거대한 로봇을 조종하며 외부의 위협과 싸우지만, 진짜 전장은 그의 마음속이에요.

이 작품에서 ‘동굴’은 현실 그 자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무지와 두려움이에요.

사람들과의 단절, 자신에 대한 불신, 타인과의 벽. 신지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그는 동굴 밖으로 나가 태양을 마주한 셈이에요.

플라톤은 이성으로 진짜 세계를 인식할 수 있다고 했지만, 에반게리온은 말해요.

“진짜 세계는 이성만으로는 알 수 없고, 감정과 고통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닿을 수 있다.”

메이드 인 어비스 – 끝을 모르는 심연의 탐험

『메이드 인 어비스』는 지상에서 점점 더 깊은 심연으로 내려가는 구조예요.

그 아래엔 인류가 아직 모르는 미지의 세계가 존재하죠.

리코와 나나치, 레그는 점점 깊어지며 ‘더 깊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시작해요.

심연으로 내려갈수록 되돌아올 수 없는 저주를 받게 되고, 심리적 고통과 육체적 한계가 찾아오죠.

동굴의 비유와 반대로, 이 애니는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곧 동굴 밖으로 나아가는 길이에요. 깊은 곳일수록 더 큰 진실이 있고, 고통을 감수한 자만이 그 빛을 볼 수 있어요.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플라톤의 “진짜 세계는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맞닿아 있어요.

플라톤의 동굴 밖 세계는 무엇인가?

플라톤은 ‘동굴 밖’을 이데아의 세계, 즉 감각이 아닌 이성으로만 인식할 수 있는 진리의 세계라고 했어요.

그곳은 단순히 햇빛이 비치는 평화로운 공간이 아니라, 눈부시고 당황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그는 그 세계야말로 진짜 현실이며, 인간이 철학과 교육을 통해 도달해야 하는 궁극의 장소라고 주장했어요.

동굴 밖을 본 사람은 진리를 깨닫고, 다시 동굴 안으로 내려가 다른 사람을 깨우치려는 사명을 갖게 되죠.

결국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까?

이 애니메이션들은 공통적으로 말해요. "진실은 불편하고, 진짜 세계는 고통스럽다."

『진격의 거인』의 엘런은 자유를 향한 갈망으로 동굴 밖으로 나갔지만, 그곳에서 본 건 절망과 전쟁이었어요.

『에반게리온』의 신지는 자신과 마주함으로써 완전히 무너졌고,

『메이드 인 어비스』의 리코는 탐험을 거듭할수록 더욱 잔혹한 진실에 가까워져요.

그럼에도 이들은 모두 진실을 선택한 자들이에요.

플라톤이 말한 동굴 밖은 햇빛이 가득한 평온한 세상이 아니라, 너무 아픈 세계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우리는 결국 묻게 돼요.

“나는 정말 진짜 세계를 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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