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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나고 싶은 아이들

 

 

“왜 이렇게 힘들어?”
아이들은 말 못하고, 어른들은 못 알아듣는다

요즘 아이들, 정말 많이 힘들어요. 학교 가는 걸 힘들어하고, 어떤 아이들은 아예 학교를 떠나요. 등교를 거부하거나 자퇴하는 아이들이 매년 늘고 있죠. 이쯤 되면 ‘요즘 애들 왜 이래?’보다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라고 물어야 할 때예요.

문제는, 이 힘듦을 어른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에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공감하지 못한다는 거죠.

“우리 땐 더 힘들었어.”
“학생이 공부해야지 뭐.”
“참으면 다 지나가.”

이런 말, 아직도 참 많죠. 근데 아이들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해요.
‘진짜 우리 사는 세상 몰라서 그래요.’

수행평가, 이름은 예쁜데 실제는 괴롭다

요즘 학교는 ‘시험’만으로 평가하지 않아요. 중간·기말고사 외에도 ‘수행평가’라는 게 있어요. 말 그대로 “과제를 수행해서 점수를 받는 평가”인데, 문제는 그 양과 난이도가 말도 안 된다는 거죠.

  • 하루에 수행평가를 3~5개 보는 날도 있어요.
  • 발표, PPT, 보고서, 말하기, 독서 감상문, 창업 계획서 등 없는 게 없어요.
  • 심지어 판소리, 저글링, 편곡, 아카펠라 영상 제작까지 나와요.

학생들은 이걸 준비하느라 밤을 새우고, 밥을 거르고, 학원 숙제까지 끌고 갑니다. 자기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점수 때문에’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왜 이걸 힘들다고 말 못 해요?

말할 수 있어요. 근데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너 요즘 왜 이렇게 축 처져 있어?” 물어놓고, 아이가 수행평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 돌아오는 말은 뻔해요.

“그래도 해야지. 그걸 못 참니?”
“그거 다 해내는 애들도 있어.”
“어차피 대학 가려면 해야 돼.”

이쯤 되면 아이들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요. 그냥 포기하거나, 참거나, 멍하게 버텨요.

그렇게 속에서 천천히 무너지고, 어느 날 이렇게 말하죠.


“엄마, 나 학교 안 가면 안 돼?”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어른들은 할 수 있는 건가요?"

"도대체 점수 기준이 뭐지? 왜 하는 거지?"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어.”

 

그 말을 꺼낸 아이는 사실, 아주 오랫동안 혼자 견뎌왔다는 뜻이에요.

어른들의 공감 부족은 왜 생길까?

솔직히 말하면,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요즘 학생들이 겪는 교육 시스템, 수행평가, 학점제, 생기부, 정시/수시 갈림길 같은 건 지금의 어른 세대가 전혀 겪지 않았던 환경이죠.

그러니까 어른들이 잘 모르고, 모르니까 이해가 안 되고, 결국엔
“그걸로 힘들다고?”
“너무 약한 거 아니야?”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아이들에겐 그게 전부예요

수행평가 하나 때문에 주말이 날아가고,
잠 못 자고 피곤한 상태로 학교 가고,
잘 못했다고 점수 깎이면,
내신 떨어지고, 생기부 망가지고,
결국 ‘대학도 못 가겠다’는 공포에 휩싸여요.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하루 3~4시간 자면 됐지.”

이런 말을 듣는 순간, 아이들은 느껴요.
‘이 사람은 내 편이 아니구나.’

우리는 정말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했을까?

지금 우리 아이들은 지쳐 있어요.
수행평가가 아니라, 지속적인 불안과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요.
어른들의 공감, 그게 시작이에요.
시험을 없애자는 게 아니에요.
잠 잘 시간은 줘야 되지 않겠어요?

에너지 드링크와 커피로 수혈을 하는 하루하루를 그냥 보고만 계실건가요?
없애지 못 한다면 최소한 시험과 수행평가를 겹치게는 하지 말아야죠

공감도 필요하고, 변화도 필요하다 (아니 이렇게 할 거면 폐지해 주세요)

우리가 살던 세상과, 지금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너무 달라요.
“그땐 안 그랬는데”는 의미가 없어요.
아이들은 지금 여기, 지금 이 현실에서
자기 몫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해결책보다 공감이에요.
도와주지 못해도,
“너 힘들겠다”는 말 한마디.
그게 아이를 학교로, 세상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첫 걸음일 수 있어요.

하지만 공감만으로 끝낼 수는 없어요.
이건 제도 자체가 너무 오래된 방식으로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는 거니까요.
지금의 수행평가, 이건 진짜 개편이 아니라 폐지 수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아이들이 숨 좀 쉬면서 자기 삶을 선택하고, 생각하고, 배우게 해줘야 해요.
"해야 하니까" 하는 공부가 아니라,
"해보고 싶어서" 할 수 있는 교육,
이제는 어른들이 먼저 나서서 그 변화를 요구할 때예요.

제발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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